[뉴스문 = 이수진 기자]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심각한 경영난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보잉은 11일(현지시간) 전체 직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1만 7천 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회사가 직면한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동시에 현재 진행 중인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과도 연관된 결정이다.
보잉은 올해 3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되며, 주당 3.37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이전 분기 손실인 주당 2.90달러에서 더욱 악화된 수치로, 회사의 지속적인 손실로 인해 재정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보잉의 최고경영자(CEO) 켈리 오토버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 구조적인 변화를 이뤄야 한다"며 어려운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음을 강조했다.
보잉의 경영 위기는 최근 항공기 결함과 잇따른 사고에서 비롯됐다.
특히, 최신 장거리 여객기 모델인 777X의 인도 시기를 2026년으로 연기하고, 2027년에는 767 상업용 항공기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777X의 인도 연기는 기존 계획보다 6년 늦춰진 것이며, 767 기종은 최근 안전성 문제로 여러 차례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4월과 5월에는 각각 비상 탈출용 슬라이드가 떨어져 나가고, 화물기가 앞바퀴 문제로 동체 착륙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잉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보잉의 공장 노동자들은 지난 7월부터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을 벌이고 있다. 16년 만에 일어난 이번 파업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으며, 보잉의 인력 감축 발표는 경영난 극복과 파업 해결을 위한 마지막 카드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감원이 항공기 생산 일정에 추가적인 지연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보잉이 극복해야 할 경영적 도전이 여전히 산적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