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문 = 서유원 기자]
고려아연의 공개매수가 다음 달 4일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자본시장에서 한화그룹의 대응 방안이 주목받고 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의 대항 공개매수 참여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삼형제가 지분 100%를 소유한 회사이며, 한화그룹 내 다른 계열사에 비해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부담이 적다.
시장 일각에서는 한화에너지가 MBK-영풍 연합의 공세에 맞서 경영권 방어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화에너지가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해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면서 고려아연의 4천억 원 규모 기업어음(CP) 발행이 경영권 방어 자금으로 사용될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그룹은 이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이라며 일축했으나,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23년 만에 자금을 조달한 시점과 목적을 주목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번 CP 발행이 운영 자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금 조달로 해석하는 시각이 강하다.
특히, MBK-영풍 연합이 제시한 75만 원 이상의 공개매수가에 대응해 고려아연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할 경우, 공개매수 종료 후 주가가 30%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평가손실이 수천억 원에 이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거래 구조가 배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하며, 주주 전원이 동의하더라도 한화에너지가 이와 같은 거래를 진행해 회사 가치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배임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경영권을 내려놓고 한화그룹이 고려아연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한화그룹과 고려아연 간 순환출자 문제로 인해 공정거래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높아 이 역시 논란이 예상된다.
한화그룹은 자산 10조 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공정거래법에 따라 계열사 간 순환출자가 금지된다.
현재 고려아연은 ㈜한화 지분 7.25%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화 계열사가 고려아연을 인수할 경우 계열사 간 순환출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이와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한화그룹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내용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히며 관련 논의에 선을 그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될 경우 고려아연의 주가가 공개매수 이전 수준인 50만원 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라 주가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