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문 = 이수진 기자]
지난 겨울 기록적인 한파로 인해 난방비가 급등한 가운데, 계량기 고장으로 인해 일부 아파트 가구에서 난방비가 '0원'으로 청구된 사례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한 달 이상 난방비가 0원이었던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17만 7,391가구에 달했다. 이는 조사 대상 아파트 단지의 약 7.5%를 차지하는 수치다.
이들 중 대다수는 난방을 실제로 사용하지 않은 빈집이었다.
문제는 거주자가 난방을 사용하고도 계량기 고장으로 인해 난방비가 전혀 청구되지 않은 경우다.
조사에 따르면, 2만 1,539가구는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난방비가 청구되지 않았다. 특히 경기 지역에서 문제가 심각했으며, 이 지역에서만 1만 4,242가구가 해당 문제를 겪었다.
더욱이, 난방비 부담을 피하기 위해 계량기를 고의로 훼손하는 사례도 급증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7건에서 올해는 82건으로 증가했으며, 그중 72건이 경기 지역에서 발생했다.
국토부는 이러한 고의 훼손 사례에 대해 경찰에 고발하거나, 아파트 동에서 가장 높은 난방비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제재를 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량기 점검을 강화한 결과 계량기 고장은 줄었지만, 이를 악용해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문제는 2014년 배우 김부선 씨가 ‘난방 열사’로 불리며 해당 사안을 공론화한 이후 국토부가 매년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해오며 밝혀졌다.
국토부는 향후에도 매년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계량기 점검을 강화해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